중국에서 중관춘(中关村)과 화창베이(华强北)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중관춘은 베이징(北京) 북서부 대학가에 위치하고 화창베이는 선전(深圳)에 있는데 중국 남북을 대표하는 실리콘밸리다.
창업을 꿈꾸는 중국 젊은이들은 이곳을 ‘IT 메카’ 쯤으로 여긴다. 중국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덕분에 아이디어만 좋으면 알리바바 같은 기업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는 리커창 총리가 직접 방문해 대규모 창업 지원을 약속한 2015년 전성기를 구가한다. 전자상가 수준이던 중관춘을 3년에서 5년 내에 인터넷 창업 메카로 변모시키겠다고 대내외에 약속한 시기다.
짝퉁을 팔던 전자상가를 없애는 대신 창업 교육과 인큐베이팅을 해주는 기업을 입주시키는 계획도 마련된다. 공급과잉으로 부진한 중국경제를 이른바 신경제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의 일환이다.
4년의 세월이 흐른 요즘 중관춘은 당초 청사진과는 영다른 모습이다. 창업단지는 간 데 없고 도로 짝퉁 천지다.
마치 개혁개방 초기 덩샤오핑(邓小平)이 과학자대회를 열기 전 시점으로 돌아간 듯하다. 중국정부의 강력한 창업 진흥 계획도 경제부진 앞에서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관춘은 베이징대 칭화대 국가도서관 등이 있는 대학가 주변에 조성된다. 원래 지명은 중관(中官)이라 불리는 태감들이 퇴직후 살던 중관툰(中官屯)이란 동네다.
(중략)
정품이란 간판을 내건 가게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주로 한국 일본 홍콩 등지서 들여온 화장품이다. 베이징 중관춘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선전의 전자상가 거리가 맞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화창베이 전자상가는 아이폰4 모델 이후 9년 간 애플이 호황을 누린다. 이후 가짜 조립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몇 년 사이 4000개 넘는 가게들이 사라진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 시공으로 상가 주변 도로가 봉쇄되면서 상가의 운명이 바뀐다. 이때부터 중국인 특유의 변통상술이 등장한다.
화창베이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80%는 광둥성 차오산(潮汕)사람들이다. 이들은 그룹을 지어 장사를 하는 저인망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중상(中商)상업연구원 수치에 따르면 2018년 중국 화장품 소비액은 4000억 위안 규모다. 세관통계를 보면 10년간 중국 수입 화장품 비중이 10.8%에서 34.8%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화창베이는 현재 1000개 넘는 화장품 가게가 들어서 있다. 상당수는 이전에 스마트폰을 팔 던 가게다.
짝퉁 스마트 폰 범람으로 잘 안 팔리자 작년부터 수입 화장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은 전자제품 못 지 않게 이윤율이 높음 편이다.
따라서 화장품 장사도 가격으로 승부한다. 예를 들어 유명 클렌징 오일의 경우 알리바바 톈마오에서 150위안 짜리를 밍퉁(明通) 상가에서 80-90위안에 파는 식이다.
DHC립스틱도 전자상거래서 40위안씩 하는 것을 25위안에 팔고 마크크팩도 티몰가격 140위안보다 절반인 60-80위안에 판매한다.
‘북에는 중관춘 남에는 화창베이’ 신화 붕괴는 중국에서 정책변화에 따라 시장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출처 :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19/11/929472/
중국에서 중관춘(中关村)과 화창베이(华强北)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중관춘은 베이징(北京) 북서부 대학가에 위치하고 화창베이는 선전(深圳)에 있는데 중국 남북을 대표하는 실리콘밸리다.
창업을 꿈꾸는 중국 젊은이들은 이곳을 ‘IT 메카’ 쯤으로 여긴다. 중국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덕분에 아이디어만 좋으면 알리바바 같은 기업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는 리커창 총리가 직접 방문해 대규모 창업 지원을 약속한 2015년 전성기를 구가한다. 전자상가 수준이던 중관춘을 3년에서 5년 내에 인터넷 창업 메카로 변모시키겠다고 대내외에 약속한 시기다.
짝퉁을 팔던 전자상가를 없애는 대신 창업 교육과 인큐베이팅을 해주는 기업을 입주시키는 계획도 마련된다. 공급과잉으로 부진한 중국경제를 이른바 신경제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의 일환이다.
4년의 세월이 흐른 요즘 중관춘은 당초 청사진과는 영다른 모습이다. 창업단지는 간 데 없고 도로 짝퉁 천지다.
마치 개혁개방 초기 덩샤오핑(邓小平)이 과학자대회를 열기 전 시점으로 돌아간 듯하다. 중국정부의 강력한 창업 진흥 계획도 경제부진 앞에서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관춘은 베이징대 칭화대 국가도서관 등이 있는 대학가 주변에 조성된다. 원래 지명은 중관(中官)이라 불리는 태감들이 퇴직후 살던 중관툰(中官屯)이란 동네다.
(중략)
정품이란 간판을 내건 가게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주로 한국 일본 홍콩 등지서 들여온 화장품이다. 베이징 중관춘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선전의 전자상가 거리가 맞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화창베이 전자상가는 아이폰4 모델 이후 9년 간 애플이 호황을 누린다. 이후 가짜 조립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몇 년 사이 4000개 넘는 가게들이 사라진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 시공으로 상가 주변 도로가 봉쇄되면서 상가의 운명이 바뀐다. 이때부터 중국인 특유의 변통상술이 등장한다.
화창베이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80%는 광둥성 차오산(潮汕)사람들이다. 이들은 그룹을 지어 장사를 하는 저인망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중상(中商)상업연구원 수치에 따르면 2018년 중국 화장품 소비액은 4000억 위안 규모다. 세관통계를 보면 10년간 중국 수입 화장품 비중이 10.8%에서 34.8%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화창베이는 현재 1000개 넘는 화장품 가게가 들어서 있다. 상당수는 이전에 스마트폰을 팔 던 가게다.
짝퉁 스마트 폰 범람으로 잘 안 팔리자 작년부터 수입 화장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은 전자제품 못 지 않게 이윤율이 높음 편이다.
따라서 화장품 장사도 가격으로 승부한다. 예를 들어 유명 클렌징 오일의 경우 알리바바 톈마오에서 150위안 짜리를 밍퉁(明通) 상가에서 80-90위안에 파는 식이다.
DHC립스틱도 전자상거래서 40위안씩 하는 것을 25위안에 팔고 마크크팩도 티몰가격 140위안보다 절반인 60-80위안에 판매한다.
‘북에는 중관춘 남에는 화창베이’ 신화 붕괴는 중국에서 정책변화에 따라 시장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출처 :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19/11/929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