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간판 걸고 짝퉁 팔다니"…성수동 팝업 첫날 '망신살'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韓 시장 공략" 성수 팝업 냈지만
하루 만에 거둬들인 쉬인


중국의 패스트패션(SPA) 기업 쉬인이 서울 성수동에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을 열며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지만, 쉬인을 둘러싼 '짝퉁(가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팝업 첫날 해외 브랜드 디자인을 베낀 상품이 판매되며 문제가 되자, 쉬인은 하루만에 해당 상품을 매장에서 철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쉬인은 이달 8~14일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을 운영한다. 국내 1위 패션플랫폼인 무신사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성수동을 첫 팝업 장소로 낙점했다. 국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쉬인 관계자는 "오픈 첫날 폭우에도 1000명이 넘게 방문했다"며 "오후에는 입구 앞에 대기줄이 만들어졌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2개층으로 구성된 매장은 이지웨어, 미스가이디드, 데이지 등 쉬인의 서브브랜드 상품들로 채워졌다. 데이지는 한국 패션 트렌드를 반영해 출시된 브랜드다. 상품은 대부분 1~2만원대로 타 브랜드 대비 가격이 훨씬 저렴했다. 5000~6000원대의 티셔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가장 비싼 축에 드는 건 5만5000원짜리 재킷이었다. 

'초저가'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키워나간다는 게 쉬인의 전략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업계에서는 쉬인이 한국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려면 '저질', '짝퉁'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성수동 팝업에서도 폴로·키르시 등 다른 브랜드가 연상되는 로고와 디자인이 적용된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됐다. 쉬인 관계자는 "논란을 인지하고 문제가 되는 상품을 매장에서 뺐다"고 말했다.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쉬인은 올해부터 한국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패션회사들과 접촉하며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알려졌다. 지난 4월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한 데 이어 브랜드 데이지의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기용한 것도 한국에서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쉬인은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상품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 생산 여부를 결정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앞서 진출한 미국·유럽에서는 이미 글로벌 SPA 브랜드인 H&M, 자라(ZARA) 등을 제칠 만큼 성장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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