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소식]빙그레, ‘짝퉁 메로나’ 논란 2심 승소...‘미투’ 제품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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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각 사 홈페이지]

빙그레가 중소 식품업체 서주를 상대로 제기한 아이스크림 ‘메로나’ 포장 디자인 표절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은 일명 미투 제품의 원조 브랜드 권리 침해 논란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빙그레에 따르면 지난 21일 선고된 항소심 판결에서 메로나 포장 디자인이 장기간의 투자와 노력 끝에 주지성을 획득했다는 점이 법원에서 인정됐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수령전으로, ‘메론바’ 포장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정도로 유사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빙그레와 서주의 제품 디자인 유사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오랜 시간 이어져왔다. 서주는 2014년부터 멜론맛 아이스크림 메론바를 판매해왔고 빙그레의 메로나는 그보다 20년 앞선 1992년에 출시됐다. 출시 시기만 봐도 빙그레 메로나가 더 먼저다.

이번 판결이 의미있는 이유는 2023년 제기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의 1심 결과를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법원은 “과일맛 제품에 특정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라며 빙그레의 청구를 기각했다. 또한 “메로나 포장이 특정 출처의 상품으로 인식될 만큼 차별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빙그레가 메로나 브랜드의 포장 디자인을 구축하는 데 장기간의 시간과 자원을 투자했고, 해당 포장이 소비자들에게 특정 출처를 연상시키는 식별력을 획득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소비자 조사에서도 제품명 기재 여부와 관계없이 혼동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빙그레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메로나가 K-아이스크림의 대표 브랜드로서 고유성과 시장 내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브랜드 자산 보호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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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빙그레

■ 업계 관행에 변화 예고...“무분별한 미투 제품에 제동”
빙그레의 이번 승소는 단순히 한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넘어, 국내 식품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미투 상품’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성공한 제품의 디자인이나 콘셉트를 모방한 유사 제품들이 꾸준히 등장해왔다. 제품의 외형이나 색상 구성, 제품명까지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소비자 혼동을 유발하는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법원은 대부분 이러한 유사 제품에 대해 상표권이나 디자인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2014년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베꼈다며 팔도를 상대로 제기한 ‘불낙볶음면’ 표절 소송이나, 2017년 CJ제일제당이 컵반 포장을 모방했다며 오뚜기·동원F&B를 상대로 낸 소송 등이 모두 기각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에서 법원이 메로나 포장 디자인의 식별력과 빙그레의 브랜드 구축 노력을 인정한 것은 기존 판례와는 다른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지식재산권 보호 기준이 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K-푸드 해외 경쟁력과 브랜드 보호 맞물려

이번 판결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메로나’가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메로나는 바나나우유와 함께 빙그레 인기 제품 두 축 중 하나로, K-푸드 열풍으로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판결은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 시 상표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원이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특히 수출 주도 브랜드일수록 포장과 브랜드 보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한편, 빙그레의 항소심 승소는 국내 식품업계의 지식재산권 보호 문화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 법적 제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미투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양산됐지만, 이번 사례는 브랜드 고유성과 창의성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경제 전소영 기자
출처 : https://www.startup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8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