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b79036861593.png한국공매 홈페이지에 올라온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물품 중 가품 공매물건. 2025.8.21 /한국공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방세 체납자의 압류품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 공매에 ‘가품’으로 판명된 명품 브랜드 귀금속 제품이 출품된 사실이 확인됐다. 일반 거래에선 위법 소지가 있는 가품 유통이 공매에선 수년간 아무 제재 없이 반복된 데 대해 전문가들과 관련 업계 사이에서도 ‘공매의 특수성’과 ‘상표권 침해’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한국경공사에 따르면 경기도가 오는 25일부터 진행하는 ‘경기도 지방세 체납 압류동산 공매’에 불가리·까르띠에·샤넬 등 명품 브랜드 형태를 띤 귀금속류 가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물품들은 감정사로부터 ‘가품’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귀금속 내 금 함유량 등을 기준으로 평가돼 공매에 출품됐다. 이날 기준 출품된 가품 귀금속은 총 12점으로 가장 높은 공매 시작가는 203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같은 ‘가품 공매’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진행된 공매에서도 가품 21점이 출품됐고 이 가운데 18점이 낙찰됐다. 당시 최고가는 ‘티파니앤코’ 목걸이로 공매가 168만원에 시작돼 270만2천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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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매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난해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물품 공매 낙찰결과. 2025.8.21 /한국공매 홈페이지 화면 캡처

현행 상표법상 타인의 등록상표 또는 유사한 상표가 있는 상품을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때문에 ‘당근’ 등 여러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가품 혹은 위조물품 등을 거래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고 적발 시 플랫폼 이용제한 등의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다.

또한 관세청이 압류한 물품으로 진행하는 ‘세관 공매’의 경우 ‘진품’만을 대상으로 공매를 실시하며 감정 결과 가품으로 판명된 경우 폐기 처리하고 있다. 다만 세관 공매는 정식 수입 절차는 아니지만 수입으로 간주되는 만큼 체납액 환수를 목적으로 하는 경기도 공매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가품 공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가운데 전문가들과 업계의 시각도 엇갈린다.

한국공경매협회 관계자는 “가품 판정을 받은 물건을 지자체가 공매로 출품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가품은 폐기하거나 유통에서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정양수 세종사이버대 부동산경매중개학과 교수는 “공매는 일반적인 상거래와 법적 성격이 달라 판매자가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기관이 가품을 진품으로 속일 목적으로 출품한 것이 아니고 명확히 가품을 공지한 상태라면 공매 자체에 위법소지는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는 내부 방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수년간 같은 방식으로 공매를 운영해 왔고 공매를 진행하는 한국경공사 측에서도 별도의 제재나 유권 해석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